화장품을 사기 전,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자주 띄는 성분 중 하나가 바로 '파라벤(paraben)'입니다.
이름은 낯설지만, 로션, 크림, 샴푸, 클렌징폼, 심지어 일부 식품과 의약품에도 들어가는 아주 흔한 성분이에요.
그런데 이 파라벤, 왜 이렇게 많이 쓰이면서도 '피해야 할 성분'이라는 말이 나올까요?
파라벤이란? 우리가 모르는 방부제의 정체
파라벤은 일종의 방부제입니다.
물이 들어 있는 화장품은 시간이 지나면 공기 중 세균, 곰팡이, 박테리아 등에 오염될 수 있어요.
그런데 방부제가 없으면 유통기한도 짧아지고, 제품이 상해서 피부에 해가 될 수 있겠죠?
이럴 때 아주 소량만 넣어도 강력하게 미생물 증식을 막아주는 성분이 바로 파라벤입니다.
파라벤에는 종류가 여럿 있어요.
가장 흔한 건 메틸파라벤(methylparaben), 프로필파라벤(propylparaben), 부틸파라벤(butylparaben) 등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에 사용되고, 에틸파라벤(ethylparaben)이나 이소부틸파라벤(isobutylparaben)도 간혹 들어갑니다.
파라벤이 들어가면 무조건 안 좋은가요?
많은 분들이 '파라벤 = 위험한 성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파라벤이 유방암을 유발한다', '호르몬을 교란시킨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불안해지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런 주장들이 과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파라벤 논란은 2004년 한 연구에서 시작됐습니다.
연구진은 유방암 환자의 조직에서 파라벤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이 결과만으로 '파라벤이 암을 유발했다'라고 결론을 내리긴 어렵습니다.
해당 연구는 표본 수가 적었고, 체내 농도가 매우 낮았으며, 다른 요인들은 배제하지 않았거든요.
이후 여러 연구와 안전성 평가가 이뤄졌고, 세계 여러 나라의 규제 기관은 파라벤을 '일정한 농도 내에서는 안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우리가 일반 화장품을 통해 사용하는 정도의 양으로는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그래도 왜 불안할까요? 파라벤 프리 제품이 늘어나는 이유
소비자 입장에서는 '논란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걱정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많은 브랜드들이 '파라벤 프리(paraben-free)', '무방부제', 'EWG 그린 등급' 등을 강조하면서 마케팅에 활용하기 시작했죠.
요즘에는 피부가 예민하거나 아기에게 쓰는 제품일수록 파라벤을 빼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서죠. 물론 방부제를 완전히 뺄 수는 없기 때문에, 파라벤 대신 페녹시에탄올, 소듐벤조에이트 등 다른 방부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체 방부제들도 100% 무해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성분에 따라 자극을 줄 수도 있고, 유효기간이 짧아지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무조건 파라벤이 없는 게 좋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내 피부에 잘 맞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게 좋습니다.
파라벤은 전 세계적으로 금지된 성분인가요?
아닙니다. 미국 FDA, 유럽연합(EU), 한국 식약처 모두 파라벤을 사용 가능한 성분으로 보고 있어요.
단, 종류별로 최대 사용 농도를 엄격하게 정해두고 있죠.
예를 들어 메틸파라벤과 에틸파라벤은 0.4%까지 사용 가능하며, 여러 종류를 함께 쓸 경우 총합이 0.8%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
유럽 일부 국가는 부틸파라벤과 같은 일부 파라벤에 대해 아예 금지하거나 더 엄격하게 제한하기도 합니다.
이는 어린이용 제품이나 민감 부위에 사용하는 화장품에서 더 엄격하게 적용돼요.
민감한 피부, 파라벤 괜찮을까?
파라벤은 대부분 사람에게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아주 일부 사람들에게는 알레르기나 피부 자극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아토피, 민감성 피부를 가진 분들은 성분에 민감할 수 있기 때문에 '파라벤 프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할 수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파라벤이 없다고 무조건 자극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대신 들어가는 다른 방부제나 향료, 알코올 성분이 더 민감할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 화장품을 고를 때는 성분 전체를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아요.
소비자를 위한 팁! 파라벤 성분 확인하는 방법
제품 뒷면이나 온라인 성분표에서 아래 단어가 있다면 파라벤이 들어간 거예요:
- 메틸파라벤 (Methylparaben)
- 프로필파라벤 (Propylparaben)
- 부틸파라벤 (Butylparaben)
- 에틸파라벤 (Ethylparaben)
- 이소부틸파라벤 (Isobutylparaben)
이런 성분이 보이면, '방부제를 넣었구나' 하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민감성 피부이거나 임산부, 아기용 화장품이라면 '무첨가 제품'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에요.
파라벤, 무조건 피할 성분은 아니에요
파라벤은 오랫동안 쓰여 온 성분이고, 방부제로서 효과도 뛰어납니다.
사용량이 기준치를 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사람에게 큰 문제가 없어요.
하지만 개인차는 있기 때문에, 자신의 피부 타입과 목적에 맞게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무조건 '있으면 안 돼!' 또는 '없으면 안전해!' 같은 이분법적인 생각보다는,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나에게 맞는 화장품을 고르는 소비자의 안목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성분을 알고 쓰면, 화장품은 훨씬 더 똑똑하게 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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